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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작가노트

 

행복과 불안의 공존 .

꽃이 만개했다. 너무나 아름답지만 언젠가는 지고 말 것이다.  

인생에 있어서도 지금 이 순간에 대한 불안이 항상 존재한다. 잔잔한 파도가 치는 고요한 바다 속 너무나 평화로운데 언젠가 풍랑이 오겠지 하는 걱정 ,불안감의 양면이 존재한다.

하지만 자연의 시간은 계속 흐르고 멈추지 않는다.

내 심장이 남들보다 빨리 뛰어서 느끼는 것인지, 나의 조급함 떄문인지 언젠가부터 나의 시간이 남들보다 한 템포 빨리 흘러가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내가 느리게 먹을 갈고, 물감을 만들고, 붓질을 하는 순간에는 나의 고장난 시계는 다시 천천히 제 시각에 맞춰 돌아가고 있는 것 같다.  

 

어느날 아이가 비발디 사계 중 봄을 치고 있었다.  때마침 봄이었고, 나는 봄의 꽃들을 그리고 있었다.  그림 속의 꽃들이 마치 봄바람 속에 살랑 살랑 춤을 추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잔잔한 음악 속에  (고요해지고 ) 그림을 그리는  그 순간은 온전히 나만의 시간이 된다. 다른 생각들은 접어두기로 한다.  그리고 나에게 집중하는 고요한 시간을 즐긴다. 사각의 캔버스 안에 자연의 색감들로 한층 한층 색을 올리면 내가 정말 자연의 일부가 되고 있는 기분이 든다. 만개한 아름다운 꽃들은 나를 작업에 더 몰입하게 만든다.

일상에서 항상 피로했던 눈은 편안해 지고 싶었다.  가끔씩 멍하게  나의 그림을 바라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안해 지는 것을 느낀다. 화려한 기교도 없고 위트도 없다. 우연히 길을 지나다 마주한 꽃들, 나를 위해 누군가가 선물해준 꽃들,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다 보게 된 꽃병에 꽃들… 그렇게 나와 인연이 되어 눈에 들어온 꽃들은 드로잉을 거쳐 천천히 화폭에 옮겨진다. 나는 그렇게 이 아름다운 생명체들과 함께 그림 속에서 만개하고 있다.

 

프로이트는 우리 안에 있는 ’나쁜 것’을 ‘좋은 것’이 되게 하려면 아름다움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또한 아름다움이 인간으로 살아가는 우리의 고단함과 권태를 회복 시켜준다고 했다. 나는 만개하는 꽃의 아름다움을 작품으로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 내 안의 가지고 있는 무의식 속의  불안감을  좋은 것으로 승화시키고자 한다. 내가 그림을 그리는 행위는 나를 Calm 하게 평화롭게 만드는 과정이며, 또한 내가 나로 지금 이 순간을 충실하게 잘 살기 위한 날갯짓이다.

만개한 꽃을 그리는 그 순간 Blooming time 이 된다.
 

최보람_종소리 나무 , 42X30cm, 장지에 석채, 2021.JPG

종소리 나무 , 42X30cm, 장지에 석채, 2021

봄날의 산책 ,73X51cm , 장지에 석채, 2021

봄 2악장,53X45.5cm, 장지에 석채, 2022

가을1악장 ,장지에 석채, 45x53cm, 2022 복사본.jpg

가을 1악장, 장지에 석채, 45X53cm, 2022

가을 구슬 .31.5X40.5cm,장지에석채, 2022

Chilli flower ,26X38cm,장지에 석채,2022

  디디스커스, 장지에 석채, 29.5X21cm,2023,90만원.jpeg

  디디스커스, 장지에 석채, 29.5X21cm,2023

My garden, 31X43cm,장지에 석채,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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